강홍석 안전건설국장 "합천 일구는 밀알 돼야"

2025-03-01


“삐릭, 삐리릭”


합천군 안전건설국장실은 '정숙'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하루에도 수백 번 울린다는 재난안전통신망 무전 소리와 경보음은 이 방의 주인인 강홍석 국장의 하루를 짐작하게 한다.


합천저널과 취재 현장에서 자주 마주쳤던 강홍석 국장은 지난 2월 28일, 자신의 사무실에 기자를 초대했다.


간부 공무원 사무실 방문인 만큼 푹신한 소파에 앉아 점잖고 느긋한 대화를 기대한 기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군부대 작전실’ 같은 사무실 구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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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마주 앉은 강 국장은, 몸부터 챙겨야 한다며 커피도 차도 아닌 고로쇠 수액을 직접 종이컵에 가득 담아 건네줬다.


1992년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33년간 줄곧 건설 분야에서 헌신 해온 그에겐 유종의 미는 사치다. 여전히 집중하는 그의 옆모습은 정년을 코앞에 둔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현장’ 포스 듬뿍 풍기던 그는 인터뷰를 위한 만남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즉흥적인 기자의 물음에 거부하지 않고 기꺼이 답해줬다. 

 

 

▶▶▶

 

Q. 무전기가 계속 울리는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홍석 국장

“소방‧경찰 등 관내 기관과 연계해 긴급 상황들을 서로 공유하는 재난안전통신망 무전인데 좀 전엔 대병면에 작은 불이 났다고 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 중이었다. 

다행히 신속한 초기 대응이 됐다는 내용이 들려와서 한시름 놨다”



 

Q. 무전 소리가 꽤 큰데 다른 업무에 지장을 주진 않나? 하루에 몇 건이나 무전 신호를 듣나❔


홍석 국장

“세어보진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적어도 수백 건은 되는 것 같다. 

각 기관 별 실제 상황도 있지만 실제를 대비한 연습 상황도 많다. 시끄럽다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무전 소리 들으며 업무도 보고 회의도 한다. 

안전건설국장 자리는 재난 정보와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한다. 실시간 무전을 듣고 경미한 상황인지 긴급한 상황인지 빠른 판단을 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선 군수님과 함께 재난상황실 운영 여부도 결정해야 하기에 허투루 들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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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석 안전건설국장 책상 바로 옆에 놓여있는 재난안전통신망 무전기



Q. 안전건설국은 이름이 주는 영향 때문인지 군부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는 어떤가❔


홍석 국장

“안전건설국 공무원들은 군대로 따지면 최일선을 지켜내는 보병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업무 특성상 날씨가 좋든 나쁘든 사무실보단 현장에 나가서 뛰어다녀야 하는 일이 많다. 우리 국에 다섯 개 과가 있는데 모두 그런 현장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안전총괄과는 사실상 24시간 비상 대기조에 가깝고 상하수도과는 군대로 따지면 5분 대기조 같은 조직이다. 이번에 눈이 많이 내렸을 때 건설교통과는 그야말로 ‘대목(?)’이었다. 환경위생과와 도시개발허가과도 현장 단속 업무가 많아 혹시 모를 마찰 등을 감수하고 업무를 수행해야한다. 직원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Q. 1992년 공무원이 된 후 33년을 건설 분야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안다. 국장으로 승진해 직속 직원들이 4~5배나 늘어난 올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


홍석 국장

“과장으로 있을 때보다 국장이 되고 나서 일이 더 많아진 건 사실이다(웃음)

마음의 변화라고 해야 할까, 이젠 내가 가진 경험과 생각들을 나눠줄 때라고 생각한다. 

90년대 말단 시절엔 그야말로 밤낮이 없었다. 토목직들이 함께 모여 밤낮으로 설계 도면을 그리고 계산기 두드려가며 일일이 수기로 내역서를 뽑던 시절이 있었는데 절대 혼자선 갈 수 없는 길이었다. 

당시 나와 동료들의 손을 거친 '현장'들이 아직도 합천 곳곳에 건재해 있는 걸 보면 여전히 뿌듯함을 느낀다. 

'함께'일 때 사명감도 더 커진다. 안전건설국 후배 공무원들에게 동료애를 바탕으로 합천을 일구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꼭 물려주고 싶다“




Q. 올해 목표가 있다면❔


홍석 국장

“내년에 공로 연수 기간이 남아있지만 올해 12월을 끝으로 실무에서 물러나게 되니 공직자로서 마지막 해라고 할 수 있겠다.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며 항상 강조해 온 것은 개발도 좋고 발전도 좋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란 것이다. 

올해, 기회가 되고 자리가 마련된다면 우리 직원들에게도 군민들에게도 이점을 더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향후 합천군에 들어설 KTX 관련해 후임 국장이 매끄럽게 업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현 안전건설국장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탄탄하게 해놓고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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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영 기자

nubbin5@ihcjournal.com